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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와 기도

2026년 10월 18일 전교 주일 복음 말씀 묵상, 내 곁에서 시작하는 선교, 마태오 복음 28장 16-20절 해설 :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라. 믿음은 들음에서, 시니어가 일상에서 실천하는 복음 나눔

받은 복음을 가까운 이웃에게 전하는 길은 따뜻한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전교 주일, 내 삶에도 맡겨진 기쁜 소식

선교의 사명을 내 삶에서 돌아봅니다.

선교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먼 나라로 떠나는 사람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익숙한 집을 떠나 다른 언어를 배우고, 낯선 공동체와 살아가는 선교사들의 헌신은 소중합니다. 그러나 전교 주일은 그분들을 응원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오늘 내가 받은 신앙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묻는 날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많거나 활동이 줄었다는 이유로 그 질문에서 빠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2026년 10월 18일은 연중 제29주일이며, 한국 교회는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드립니다. 이날 독서는 이사야서 2장 1절부터 5절, 로마서 10장 9절부터 18절, 복음은 마태오복음 28장 16절부터 20절입니다. 세 말씀을 함께 읽으면 모임과 파견이라는 두 움직임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하느님께 배움으로 모이고, 배운 사랑을 품고 다시 이웃에게 나아갑니다. 이 글은 그 말씀을 일상의 관계에 비추어 보는 개인적 묵상입니다.

갈릴래아의 산에서 시작된 파견

흔들리는 제자들에게도 주님의 부르심이 다가옵니다.

마태오복음의 마지막 장면에서 열한 제자는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갈릴래아의 산으로 갑니다. 그들은 주님께 경배하지만 더러는 의심합니다. 이 짧은 기록은 신앙의 길에서 인간의 연약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주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에게 다가가시어 사명을 맡기십니다. 파견은 인간이 모든 준비를 끝냈다고 선언하는 순간에만 시작되는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맡기신 사명에는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는 일, 삼위일체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는 일, 명령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일이 함께 있습니다. 따라서 선교를 친절한 인사만으로 전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친절은 소중한 만남의 시작이며, 그 만남 안에서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리고 그분을 따르는 길로 초대하는 일이 이어집니다. 신앙을 궁금해하는 사람에게는 본당의 예비 신자 교리와 공동체를 소개하는 구체적인 연결도 필요합니다.

모든 민족이라는 말이 여는 시선

서로 다른 이웃과 평화의 길을 배웁니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익숙한 사람에게 먼저 마음을 엽니다. 말투가 비슷하고 생각이 통하면 편안하지만, 문화와 생활 방식이 다르면 거리를 두기도 합니다. 모든 민족을 향한 파견은 바로 그 좁은 경계를 돌아보게 합니다. 성당의 낯선 방문객, 동네에서 일하는 외국인, 신앙에 대해 전혀 모르는 가족도 존중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상대를 내 방식에 빨리 맞추려 하기보다 그 사람의 삶을 알아 가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이사야서는 민족들이 주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희망을 전합니다. 전쟁을 위한 도구가 생명을 가꾸는 도구로 바뀌는 모습은 오늘 우리 관계에도 질문을 남깁니다. 내 말은 사람을 몰아세우는 데 쓰이고 있습니까, 아니면 함께 살아갈 길을 찾는 데 쓰이고 있습니까? 가정에서 의견이 다를 때 목소리를 낮추고 상대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묻는 행동도 이 말씀을 삶에 연결하는 작은 연습이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의 들음을 이어 주는 사람

말씀을 듣는 기회를 함께 마련합니다.

로마서에서 바오로는 주님을 믿고 고백하는 일과 복음을 듣는 일을 연결합니다. 듣기 위해서는 전하는 이가 필요하고, 전하는 이는 파견받습니다. 이 흐름을 묵상하면 신앙은 내가 혼자 만들어 낸 성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 먼저 성호경을 가르쳐 주었고, 성당에 함께 가 주었으며, 힘든 날 다시 기도할 용기를 건넸을 것입니다. 그 이름들을 기억하는 일은 선교를 감사의 응답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믿음을 대신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복음을 만날 기회를 정성스럽게 마련할 수는 있습니다. 상대가 질문할 때 끝까지 듣고, 모르는 것은 솔직히 모른다고 말하며, 신뢰할 수 있는 본당의 안내로 연결해 줄 수 있습니다. 반응이 즉시 나타나지 않더라도 만남의 가치를 서둘러 판단하지 않아야 합니다. 신앙을 전하는 사람에게는 분명한 고백과 함께 기다리는 겸손도 필요합니다.

시니어의 선교는 관계의 기억에서 시작됩니다.

오래된 관계를 따뜻한 안부로 이어 갑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에게는 많은 관계의 기억이 쌓여 있습니다. 함께 일했던 동료, 아이를 키우며 만난 이웃, 성당에서 봉사하던 교우도 떠오릅니다. 그 가운데 누군가는 지금 외로움이나 병고를 겪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전교 주일에 연락처를 천천히 살펴보고 안부가 궁금한 한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처음부터 긴 신앙 이야기를 준비하기보다 상대의 하루를 듣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은퇴한 교우가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한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는 가상의 장면을 생각해 봅니다. 친구가 성당에서 멀어진 이유를 이야기하면 먼저 판단하지 않고 듣습니다. 상처를 털어놓는 순간에 신앙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결론짓지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본당의 도움을 함께 알아볼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말씀을 다시 듣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을 때에는 짧은 묵상 하나를 소개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원하지 않더라도 따뜻한 관계를 이어 가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디지털 선교를 생활 속 만남으로 잇는 방법

상대의 마음을 존중하며 복음을 소개합니다.

복음 영상과 오디오 묵상은 집이나 병실에서도 말씀을 접할 기회를 마련합니다. 화면을 오래 보기 어려운 분에게는 차분한 음성 콘텐츠가 도움이 될 수 있고, 처음 성경을 접하는 분에게는 짧은 해설이 질문의 문을 열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내는 사람의 열정만으로 상대의 필요를 짐작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받아 보아도 괜찮은지 먼저 묻고, 원한다면 왜 이 말씀을 함께 듣고 싶었는지 짧게 덧붙이면 좋겠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첫걸음은 상대를 바꾸겠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내가 받은 사랑을 정직하게 살아 내는 데 있습니다. 그 사랑은 예수님을 소개하는 말과 이웃을 존중하는 태도, 도움이 필요할 때 곁에 머무는 행동으로 함께 전해집니다. 오늘 한 사람을 귀하게 대하는 일이 더 넓은 선교의 길과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말씀을 들은 뒤에는 작은 실천을 하나 정해 보세요. 감사의 문자를 보내거나, 혼자 지내는 교우에게 안부를 묻거나, 가족과 대화할 때 지적보다 경청을 먼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영상 시청이 생활 속 사랑으로 이어질 때 묵상은 하루의 방향을 바꾸는 배움이 됩니다. 가능할 때 본당 공동체의 미사와 성사, 교리와 봉사에도 연결하여 신앙의 삶을 함께 가꾸면 좋겠습니다.

먼 곳의 선교와 내 곁의 사랑을 함께 기억하기

기도와 나눔으로 먼 곳의 교회와 동행합니다.

가까운 이웃에게 친절을 베푸는 일과 먼 곳의 선교를 돕는 일은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전교 주일에는 선교사들과 현지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고, 여건이 허락하면 본당에서 안내하는 공식 선교 후원에 참여해 보세요. 생활 형편이 어려운 분은 무리한 금액을 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짧게 기도하는 일이나 공동체가 전하는 선교 소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일도 동행의 한 방식입니다.

가족과 함께 실천한다면 서로를 평가하지 않는 방식이 좋습니다. 이번 주 누구를 위해 기도할지 한 사람씩 나누고, 감사한 일을 한 가지 말하는 정도로 시작해 보세요. 신앙이 다른 가족이 함께 있다면 기도 참여를 강요하지 않고 그 가족의 안녕을 위해 조용히 마음을 모을 수 있습니다. 사랑을 전한다는 목적이 관계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바뀌지 않도록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는 일도 필요합니다.

함께하시는 주님 안에서 하루를 마치기

하루의 실천과 결과를 주님께 맡깁니다.

복음은 파견의 명령과 함께 주님의 동행 약속을 전합니다. 이 약속을 기억하면 내가 모든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긴장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 대화가 매끄럽지 않았더라도, 선의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다시 배우고 다음 만남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저녁에는 잘한 일 하나와 고칠 일 하나를 돌아보며, 상대를 주님께 맡기는 기도를 드려 보세요. 마음이 바로 고요해지지 않아도 그 시간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주 예수님, 오늘 제게 맡겨진 사람들을 사랑하게 하소서. 복음을 말할 때에는 진실하고 겸손하게 하시고,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선교사들과 모든 전교 지역의 교회에 힘을 주시고, 저희 가정과 이웃이 평화의 길을 배우게 하소서. 당신께서 함께하심을 믿으며 오늘의 결과를 맡깁니다. 아멘.

오늘 떠오르는 한 사람에게 어떤 안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거창한 결심보다 작은 실천 한 가지를 정해 보세요. 받은 복음을 귀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말과 손길과 기다림으로 전하는 주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공식 전례와 독서·복음 확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매일미사, 2026년 10월 18일. https://missa.cbck.or.kr/DailyMissa/20261018

고감사, 참! 고맙고, 감사하며, 사랑합니다.